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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청구 사건의 법원 결정
작성일자 2021-02-19
첨부파일
오늘 56년만의 미투, '성폭행 남성 혀 절단' 재심 청구 기각 결정이 되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피해자, 피해자 변호인단은 즉시 항고를 통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세요.

👉입장문 전체보기: http://hotline.or.kr/board_media/69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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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의전화 입장문

오늘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청구 사건의 법원 결정이 발표되었다. 작년 5월 재심 개시를 청구한 후 9개월 만의 일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작년 5월 재심청구 이후 기자회견, 피해자 심문 지원, 의견서 및 탄원서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여 재심 개시를 강력히 촉구하였다. 또한, 국민 청원 및 서명운동에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며 정의로운 판결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오늘 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는 본 사건이 당시의 시대 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판결이었다는 변명과 함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본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는 재판부의 기각 결정에 대해 분노하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이는 재심 개시를 위해 서명에 참여한 2만여 명의 시민들의 분노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청구인이 제시한 증거들이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공소에 관여한 검사가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당시 사건의 공판 절차와 법관의 언행 등이 오늘날의 관점에서 상당히 부적절하고 피해자의 인격을 침해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잣대로 당시 소송이 직무상 범죄를 구성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재판부는 결정문 말미에 “청구인에게 이러한 결정을 하는 우리 재판부 법관들의 마음이 가볍지 않음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재판부 법관들은 청구인의 재심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이러한 청구인의 용기와 외침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커다란 울림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청구인의 요청에 따라, 성별이 어떠하든 모두가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판결로써 선언하는 것이지, 결정문의 사족으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재판부는 ‘오늘날과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이뤄진 일’이며 ‘사회문화적 환경이 달라졌다고 하여 사건을 뒤집을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피해자를 ‘열아홉 소녀’로 호명한 2021년의 재판부는 피해자를 ‘순박한 농촌의 처녀’로 지칭한 1965년의 재판부와 얼마나 달라졌는가. 1965년과 2021년 모두, 재판부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변치 않은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데 명백히 실패했다.

피해자는 1965년 사건 당시부터 정당방위를 주장하였으며, 56년이 지난 후에도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잘못을 지적하며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고자 재심을 청구하였다. ‘모두가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법관들의 공허한 선언에서 우리는 재판부의 무능을 목격할 뿐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의 정신을 기억하라. 한국여성의전화와 피해자, 피해자 변호인단은 즉시항고를 통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 대응해나갈 것이다.